초등학교 3학년 때쯤이었을까. 공휴일에 점심부터 친구 두 명과 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둘은 롤러 스케이트를 타자고 했고 나는 곤란해했다.
가난했기 때문에 롤러 스케이트는 물론, 게임기 같은 고가의 물건이 없었다.
비디오도 없었으니까, 친구가 비디오 가게에 가서 고지라를 빌려 보았다는 이야기 같은 것을 들으면
너무 부러웠다.

어쩔 수 없이 그냥 나는 달리면서 친구들의 뒤를 쫓았다. 달리는 도중, 집 앞을 지나게 되었고 마침 어머니는
집 앞의 텃밭에서 풀을 뽑고 있었다. 어머니는 나에게「롤러 스케이트 갖고 싶어?」하고 물었다.
그 때는 사실 갖고 싶었다, 너무나도 갖고 싶었다. 그렇지만 집에 돈이 궁한 형편을 어릴 때부터 알았던 나는
차마 갖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는「필요 없어」라고 말했고, 어머니는「그래··· 차 조심해」하고,
슬픈 얼굴로 말했다.

그 얼굴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스스로 말하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친구는 갖고 있는데 자기 아이만
없다는 것은, 부모 입장에서 볼 때 정말 씁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어머니는 분명 롤러 스케이트를
나에게 사주고 싶으셨으리라. 어머니는 괴로우셨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눈물이 방울방울 샘솟는다. 그 생각을 발판으로 나는 필사적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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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끼약 2009/04/30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찔끔. (+와우! 처음으로 리라하우스 대망의 1등!!!)

  2. 핑크팬더 2009/04/30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흑..2등

  3. 축제음악 2009/04/30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감동

  4. 코끼리엘리사 2009/04/30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 마지레스지만 자전거가 없던 제가 친구 자전거를 얼마동안 뒤에서 밀어주는 대가로
    잠깐동안 빌려타는걸 보고 어머니는 삶의 지혜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셨다 하셨지요.
    랄까 본인은 빌려줄때되면 도망가버리거나 하는 일을 당하면서 인간에 대한 기대를… [후략]

  5. 화분 2009/04/30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감동글이 너무 많... 리라님 여름타시나. :D

  6. 디즈레일리 2009/04/30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도 부모 나름이죠 자식 되는거 배아파서 자식 망가뜨리려고 혈안이되는 부모도 있긴 있어요

    • 매실 2009/04/30 1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멈췄습니다..
      어쩌실겁니까..제 순수함을..!

    • 육식팬더 2009/04/30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있습니까, 그런 부모가...?

    • gjgj 2009/04/30 1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부모가 있어요??

    • ㅇㅇ 2009/04/30 2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 세상엔 별별 사람이 다 있으니까요

      자기들이 낳은 자식을 별 이유가 없는데도

      정말로 죽일 듯이 미워하는 사람도 찾아보면 없지는 않겠죠

    • 2009/04/30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정도가 아니라 자식을 죽이는 부모도 있는 세상이다

    • Chivalry 2009/05/01 0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친구 부모님도 좀 보고 있자면...ㄱ-

    • 류우카 2009/05/01 0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살짝 마지레스 추가[이거 마지레스 맞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질투하는 어머니를 가지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머니 요한나도 쇼펜하우어 못지 않게 상당히 천재였는데, 어머니가 아들의 능력을 시샘해서 사사건건 쇼펜하우어를 힘들게 했다고 하더라구요.
      '후에 모두가 내 이름을 알테지만, 당신은 당신 이름이 아닌, 나로 인해서 알게 될 것이다.' 라고 비스무리한[정확치 않아서 죄송;]말을 쇼펜하우어가 남겼다고 합니다. 확실히 다들 쇼펜하우어는 알아도 그 어머니 요한나는 모르지요. 이런 어머니도 있다니 조금은 무섭고..

    • 괜찮습니다 2009/05/02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모 등골 쪽쪽 빼먹고 보란 듯이 내팽개치는 불효자식은 그 몇백배는 많으니까요.
      이런 걸 보면 대한민국은 아직도 희망이 있습.....(어?)

    • primrose 2009/05/04 15:35  댓글주소  수정/삭제

      있습니다. 전 별의별 기가막힌 모습을 눈 앞에서 보았죠. 물론 그런 기가 막힌 부모가 아니라 남들이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부모님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신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문제는 그 기가 막힌 부모의 자식 중 하나가 우리 부모님 중 한 분이라는 거.
      오해가 있을까봐 첨언하지만 사람들이 저희 부모님을 부러워하는 것은 경제적 풍요가 아니라 자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시다는 점입니다.

    • 어이 2009/07/23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표적인 예로 마이클잭슨이 있죠.

      애비 잘못 만나 고생한 사람.

    • 유리카 2010/09/24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더군요. 놀랐습니다.

  7. ㅇㅇㅇㅇ 2009/04/30 2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필요없어'라니.... 어릴 때부터 철이 들었군요. ;ㅅ;

    "롤러스케이트 사줘"
    "사, 사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

  8. .. 2009/04/30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난에 관한 글은
    자식이 철이 들어서 물건이 필요 없다고 해도 슬프고
    갖고 싶다고 떼를 쓴 후에 나중에 후회하는 글도 슬퍼서..........
    방어할 수가 없는게 문제
    눈에서 땀이..

  9. 2009/04/30 2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까 가난한 인간들은 자식낳지 말아야 된다. 자식한테도 나쁜짓이고 본인도 괴롭다. 물론 자식이 훨씬 더 괴롭지만.

    • 2009/04/30 2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집은 가난하지만
      저는 괴롭지 않습니다..

    • 3.14 2009/04/30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키우지 못할 거면 애초에 왜 날 낳았냐고 부모한테 난리치는 후레자식도 있습니다.
      아, 전 아닙니다.

      ...아니, 진짜 아닙니다;

    • D.D 2009/04/30 2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난한 인간은 자식을 낳지 말라는건 가방끈이 짧은 사람은 남을 가르쳐선 안된다는 다소 괘변같은 말입니다만.

      가난한 사람이 필연적으로 불행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같습니다. 불행한 사람이 대부분 가난했다거나 가난한 사람이 대부분 불행했다는 공식이 성립이 되지 않는 다는 점을 미뤄 봤을때 말입니다만,

      결국 인간의 행복이란 작은 것을 갖고도 그것에 만족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난해도 살아가잖아요? 작은 것을 갖고도 갖고있잖아요? 작은 사탕을 갖고 있으면서 큰 사탕을 보고 불행을 느끼는게 인간이라면 인간은 거의 영원히 행복해 질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가난한 사람이 아이를 낳아도 그 나름의 삶의 방식에선 얼마든지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철없는 생각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요.

    • 성의있게 쓴 글에 미안합니다만 2009/05/01 0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괘변이 아니라 궤변입니다.

    • 미요릉 2009/05/01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가지는 영향력을 무시하는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만
      돈이 곧바로 행복으로 치환되는것은 아니지요.
      반대로 말해서, 가난이 불행으로 직결되는것도 아닙니다.
      돈으로 이룰수 있는 일을 이루지 못하는 부분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그것을 불행이라고 말하는것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욕하는 행위나 마찬가지 입니다.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하고 하루하루를 생존
      그 자체와 싸워야 하는 극한의 환경이라면 모를까,
      원하는 모든것을 들어줄수는 없겠지만 이 스레드에 나온
      아들처럼 어린 나이에도 어머니를 위해 자신의
      욕심을 참을 줄 아는 아들이 되었다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잘 키운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쁜짓이라는것은,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남의 행복을
      자신의 잣대로 재어 단정해버리는 행동이겠지요.

    • 애미를안고효도를 2009/05/02 0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희집도 가난하지만
      전 괴롭지 않은데요.

      니가 왜 날 불쌍한 사람을 만들어 니가 뭔데!

    • asd 2009/05/02 0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나물에 그밥이라고

    • 공돌 2009/05/02 0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ㅇ 야~ 하지마~
      니네집 가난해서 살기 힘든 건 알겠지만, 이런 식으로
      징징대면 너무 불쌍하잖아.

    • 작은앙마 2009/05/07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게 그 디씨에서 말하는...

      관심 1g 좀!!

      의 글인가요?

    • 2009/05/09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난 가난하고, 난 괴롭지만,
      절대로 가난해서 괴롭지 않다.

      아빠라는 인간이 좀 QT 스러워서...
      지금 집안이 아무리 부자에 권력을 쥐고 떵떵거리며 살아도,
      이런 아빠라면 괴로울 듯 싶다.
      대신 돈이 많으니 향락과 타락의 길로 빠지겠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서 타락도 못하고 있다;;;)

      하여간 가난=괴로움이 아니란 말이다.

    • 유리카 2010/09/24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격하긴 하지만 비난할 수가 없는 글이로군요. 마찬가지 이유에서 저는 자살 역시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답니다. 부자들이 가끔 자살하는 거 보고 '역시 행복은 돈만으로 살 수 없다'고 하지만 저소득층의 자살율이 상위층의 몇십배 이상 많지요. 애초에 기독교도 자살을 금하는 내용의 교리는 없었지만 권력과 결탁 이후 단순노동을 해야 할 하위층의 숫자가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 자살을 금했다는군요.

      낭만적이고 희망적으로 보기엔 한국사회가 지나치게 사람을 몰아붙이지요. 때문에 한국의 저출산율 뉴스를 접하면서도 '사람들이 애를 많이 낳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차마 할 수가 없답니다.

  10. 화분 2009/05/01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신의 가난을 불행이라 여기거나 벗어날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가난해도 행복하며 현명한 (가방끈 이야기가 아니라) 부모라면 아이는 행복하게 자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11. 잇힝 2009/05/02 1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눈팅만 하다 첫 댓글이네요..

    가난한 사람이 부자인 사람보다 전반적으로 불행한건 맞지요...
    참고로 여기서 이런글보면서 댓글 달 정도면 가난한 사람은 아니구여...-_ㅡa
    휴일에 쉬면서 컴터앞에서 노는걸 가지고 스스로 가난하다고 여기다니..-_-;;;
    아무리 가난이 상대적이라지만..;;

    아무튼간에.. 일반적으로 가난의 정의가 어렵긴 한데..제가 생각하는 가난은 하루 3끼를
    먹지 못할정도이고 쉬지 않고 휴일에도 일을 해야 겨우 자식 학비를 대줄수있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는 수준 인거죠..당연히 아프면..그걸로 끝~ 안녕~ 바이바이~ 사요나라~

  12. 잇힝 2009/05/02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_ㅡa 가난한건 진짜 불행한거죠..그래서 70~80년대 우리가 악착같이 일하고 자식들한테
    그딴 삶 안살게 하려고 하는거죠..가난해도 마음이 편하면.. 행복하면..건강하면.. ? 이란 말은..
    사랑이 있으면 결혼해도 평생 행복하게.. 란 말과도 같네요..명언이 있죠..현실은 틀리다...

    가난한거 자체가 마음이 편할수 없는거고("자신"이 아니구 자식이 하루 3끼도 못먹는다구 생각해보면..
    남들 학원 다닐때 내 자식 놀이터에서 혼자 모래가지고 장난친다구 생각해보세요..)
    마음이 편하지 않은데 행복할리 없는거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데 건강
    할리 없는거고... 건강이 악화되면 병원비로 인하여 빚의 악순환 -_- 크리..

    쉽게말해..가난이란것 자체가 악이죠...반드시 벗어나야하는거고 반드시 없어져야 할것..
    이지요..가난 하면 불행하다는 솔직히 진리입니다. -_-a 부정할만한게 아니라능.. ;;
    가난하면 불행하다는게 나쁜것도 아니구여..;; 걍..아는 사람이 아프면 슬프다..이런 느낌이던데 ;;

  13. 하악하악 2009/05/02 1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흑어흑 ㅠㅠ 사주고싶어하는 부모님마음도 모르는 순수했던 어린시절 ㅠㅠ

  14. ㅇㅇ 2009/05/02 2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때부터 부모님께서 이거사줄께 저거사줄께 노래를 불러도
    (돈이나 많으면 말이나 않지...)

    귀찮삼 한마디로 일축하고 그냥 살아온 제가 왔습니다

  15. 아 진짜 2009/05/09 05: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앞을가려 열심히 일하고 싶은데 받아주는 곳이 없다 ;ㅁ;

    그리고 제 생각엔 가난한게 불행한것 맞습니다.
    부정하는 것은 자유겠지만 난 아직 불행하지 않다는 분은..불행하다는 분과 동등한 량의 가난을 맛보지 않은것은 아닐까요? 이건 긍정적 삶의 자세 따위와는 다른 문제 입니다.

  16. Test 3 2011/02/05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가슴이 아프네요. 갑자기 저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효도해야 겠네요.

  17. 김수철 2016/05/17 0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문의 합니다

  18. 김수철 2016/05/17 0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문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