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에 해당되는 글 44건

  1. 2009/03/31 나의 할아버지 (44)
  2. 2009/03/29 하라 감독 (36)
  3. 2009/03/29 우문우답 (30)
  4. 2009/03/29 기나긴 전쟁 (12)
  5. 2009/03/29 과연 이탈리아인 (38)
  6. 2009/03/29 신체의 쾌감과 도파민 (57)
  7. 2009/03/28 도쿄돔을 단위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저항 (31)
  8. 2009/03/28 신입 여사원 (51)
  9. 2009/03/27 격세유전 (32)
  10. 2009/03/27 요즘 애들 (46)
  11. 2009/03/26 소비 칼로리 (14)
  12. 2009/03/26 의견합치 (22)
  13. 2009/03/26 뚱보와 갈비씨 (18)

중학교 시절, 흔히들 그렇듯이 한때 삐뚤어진 젊음을 동경했다.
도둑질이나 약한 아이들에 대한 협박 등을 반복하던 그때-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점원에게 잡혀, 부모님의 연락처를 불게 되었다.
부모님은 안계시다고 거짓말을 하고 어차피 할아버지는 왕진을 가셔서 안 계실 것이라고 생각해서
할아버지의 연락처를 말했다.

그러나 어떻게 전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곧바로 흰 가운을 입은 할아버지가 가게로 달려오셨다.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마루바닥에 이마를 조아리고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사과를 하셨다. 어릴 적부터 나의 자랑이었던 할아버지가 그렇게 보기 흉하게 굴욕적으로 사죄를
비는 모습을 보노라니 나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져서 나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바닥에 어느샌가
머리를 조아렸다.

할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쭉 아무 말도 없었다.
역정을 내시지도, 뭔가를 묻지도 않고 그저 침묵.
오히려 그게 더 괴로웠다.

집에 곧 도착한다, 싶을 무렵 갑자기 할아버지가

「너 술 마신 적 있냐?」

하고 물으셨다.

「없어요」라고 하자 할아버지는

「좋아, 가르쳐주마」

하고 한 마디 하신 후 성큼성큼 걸어갔다.

도착한 앞은 스넥바 같은 곳.
거기서 취할 때까지 술을 먹게 되었다.
평상시 일하는 모습 밖에 본 적 없는 할아버지가
술 마시는 것을 보는 것도,
함께 이런 곳에 있는 자체가 어쩐지 이상했다.
두 사람 모두 만취한 상태로 돌아가는 길 인근의 강가에
앉아 쉬고 있자 할아버지가 불쑥

「이 할애비는 일 밖에 몰랐어.
 너는 나쁜 일도 좋은 일도 다 경험해볼 수 있으니 부럽구나. 
 너는 남자다.
 가끔은 나쁜 짓을 해보고 싶기도 할게다.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러도 좋다.
 다만 인생을 그르칠 정도로 큰 나쁜 짓은 저지르지 말거라」

그 말을 들으니 왠지 긴장의 실이 끊어지며 한참동안이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내 삶이 바뀌었다.
할아버지같은 의사가 되기로 결정, 필사적으로 공부했다.
재수까지 해가며 국립대 의학부에 합격했다.

올해, 졸업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낡은 집 외에
또 하나 남겨 준 것.
그것은 매일 목에 걸고 계셨던 청진기.
그 땅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릴 때에도 목에 걸려 있던 청진기.
그 청진기를 겨우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녹이 슬어버렸지만 그래도 나의 보물.

나도 할아버지같은 의사가 되고 싶다.

하라 감독

5ch 컨텐츠 2009/03/29 23:55
WBC 우승 좀 시켰다고 난리가 났는데, 하라 감독 별 거 아냐.
감독에 부임하자마자 리그 우승에다 일본 시리즈까지 우승을 시키지만 그 다음 해에 구단 프런트와의 트러블로
감독을 사임. 그러나 라이벌 구단 한신 팬들로부터「하라」콜을 받으며 통곡하기도 하고...
애시당초 요미우리 구단을 인솔한지 5년간 겨우 3번 밖에 우승을 못하기도 했고...
2008년에는 센트럴 리그 최다 기록인 13게임차 역전우승 전설을 만들기도 하고,
황당하게도 투수인 구와타를 대타로 내보내서 버스터를 성공시키기도 했고
WBC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진 이치로를 빼지 않아 결국 결승전에서 결승타를 치게 만들기도 했고
위기 때에도 히죽히죽 웃은 탓에 팬들로부터 온갖 질타를 받으면서도 선수들을 릴렉스 시키서
결국 국제시합 첫 감독을 맡은 주제에 그 엄청난 압력을 받은 WBC 2연패의 임무를 완수한,
그런 어디에서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저 그런 감독, 그런 감독이 하라 감독이야.

우문우답

5ch 컨텐츠 2009/03/29 23:36
802  
지금 당장 10만엔을 100만엔으로 만들지 못하면 엄마가 죽는다, 라고 누군가 협박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805
>>802
10만엔으로 보험에 가입해

기나긴 전쟁

5ch 컨텐츠 2009/03/29 23:32
지금부터 100년도 더 오래된 옛날,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했습니다.
당시 러시아와 깊은 우호관계(라기보다는 일방적인 흠모에 가까운)를 유지하던 몬테네그로 왕국은 러시아의
동맹국으로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며 전쟁에 참전합니다.

러일전쟁은 다음 해 1905년, 일본의 승리로 끝나고 전쟁은 역사 속으로 잊혀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포츠머스에서 강화조약이 체결됭 당시, 직접 교전을 하지 않은 일본이나 미국은
그렇다치고 러시아마저 몬테네그로 왕국의 존재를 잊고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선전포고는 이뤄졌지만
종전협정을 맺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어버린 겁니다.

그리고 몬테네그로 왕국.
여기는 여기대로 1918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왕국(유고슬라비아 왕국)으로 흡수됩니다.
이 시점에서 몬테네그로 왕국은 사실상 소멸. 여기서 전쟁 상태의 취급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입니다만····
일본은 몬테네그로 왕국을 수중에 넣은 유고슬라비아와 교전상태라는 것으로 "확대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세계에서 제일 오래 진행 중인 전쟁은 일본과 몬테네그로 왕국간의  전쟁이다」
라는 일본 사학계에서 오래된 우스갯소리의 근거입니다만····

지난 2001년.
축구선수 데얀 사비체비치씨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외교 문서를 지참하고 왔습니다.
그 시점에서 이 일본과 몬테네그로 전쟁은 종결을 맞이하였습니다.
1904년부터 시작되어 2001년까지 97년간. 정말 긴 전쟁이었습니다.

211
역사상 가장 강한 요새(?) 중 하나를 들자면 콘스탄티노플이 아닐까.
그 약해빠진 비잔틴 제국이 천년을 이어갔을 정도로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은 최강.


261
>>211
불과 7000명, 게다가 오합지졸 이탈리아 용병부대로 구성된 그 정도의 병력이 정예 10만 터키군의 맹공을
2개월간이나 막아냈을 정도니까. 최강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지.

다만 그 최후가 빗장을 닫는 것을 깜박한 탓에(웃음) 성문이 돌파되어 마침내 함락된 것이라는게 웃기지만.

기분 좋은 섹스의 도파민 분비 수치를 100이라고 치면,

50  : 맛있는 식사를 할 때
200 : 알코올을 마셨을 때
300 : 마리화나를 흡인했을 때
400 : 코카인이나 헤로인
1000 : 암페타민(각성제)
3000 : LSD
30000 : 임사체험
도쿄 돔을 단위로 표현하는(역주:우리나라도 어떤 넓은 범위를 지칭할 때 흔히 '여의도의 OO배에 달하는
면적'식으로 표현하듯이 일본도 도쿄돔을 어떤 넓은 범위나 부피로서 지칭할 때 단위로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것에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도쿄 돔에 간 적이 없다.
·도쿄 돔에 간 적은 있지만, 넓이나 질량을 확인할 수 있을만큼 자주 가지는 않았다.
·도쿄 돔에 간 적은 있지만, 넓이나 질량을 확인할만큼 한가하지는 않았다.
·아예 도쿄 돔 자체가 싫다.
·기본적으로 왜「도쿄 돔」을 단위로 쓰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다.
·「고질라 꼬리의 파워=왕정치 선수의 홈런 50개분」수준으로 이해가 안 가는 단위다.
·「일본 제일의 사무빌딩촌 마루노우치의 직장여성 100명에게 물었습니다!」수준으로 의미없는 비교단위다.

신입 여사원

5ch 컨텐츠 2009/03/28 12:01
직장에서 내가 교육을 담당하게 된 신입사원 여자애는 성실하고 예의 바른데다가 귀엽기까지 한 뛰어난 인재.
그렇지만 지난 번 업무 중에는 조금...
 
PC상태가 이상해, 하며 모니터를 바라보다 옆 자리의 내 어깨를 쿡쿡 찌르며 말을 거는데,

「아, 저기 언니, 언니, 이거요…」

하고 나를 부르다가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얼굴이 발그레지며「죄, 죄송해요」하고 급당황.
남자인 나를 언니라고 부른 그녀. 마치 학교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르는 그 상황의 바리에이션이랄까.
나중에 듣자하니 그녀는 세 자매의 막내라고.
나도 이런 귀여운 여동생을 갖고 싶다, 하고 말하자 또 얼굴이 붉어지며 수줍어했다.

격세유전

5ch 컨텐츠 2009/03/27 00:24

증조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마치 참회하듯이 나에게 해주신 이야기.

증조외할머니는 마치 남자처럼 성격이 괄괄하고 활달하신 분이셨다.
격세유전인가 뭔가로, 그 성격은 우리 어머니가 제대로 이어받으셨다.

그에 비해, 외할머니(외증조할머니의 딸)는 마음씨가 착하고, 상냥하고 온화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젊어서 암에 걸려 일찍 돌아가셨다.
그 분의 죽음은 가족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그만큼 좋은 아내이며 좋은 어머니셨던 것 같다.
 
외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말대답은 커녕 뜻을 거스른 적도 없다고 한다.
물론 부모 자식간에 싸운 적도 없을 정도로 언제나 온화하고 온순한 아이였다고 한다.

증조외할머니는 그런 딸의 장래가 걱정되어 딸의 의견도 묻지 않고 인근 지주의 아들과 혼담을
진행시켰다. 물론 딸도 불평 한 마디 없이 그 뜻을 따랐다.
 
상대는 역시 외할머니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해서, 혼담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납폐도 끝났다.
그런데 막상 내일은 시집! 이 되자 외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마, 역시 전 시집가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생각하면, 그 때가 외할머니의 처음이자 마지막 반항이었던 것 같다.
도저히 참다참다 어쩔 수 없이, 겨우겨우 본심을 털어놓으며 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증조외할머니는 이유도 묻지 않고, 아주 강한 어조로 그것을 비난하며 입을 다물게 했다.

다음 날,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시집을 간 딸에 대해 안심하고 있던 그 날 밤.
밤이 되자 집에「선생님」이라는 사람(아마, 어딘가의 교수라고 생각한다)이 와서

「따님을 저에게 주십시오!」
 
하고 구혼했다고. 그 선생님이라는 사람과 외할머니는 오래 전부터 아주 사랑해왔던 사이로, 결혼을
맹세한 사이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시집가는 것을 모르고 우연히 구혼해 온 것이 또 하필이면 시집간
날 밤이었던 것이다. 증조외할머니는 사정을 설명했고, 선생님은 돌아갔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던 것을, 외할머니는 죽을 때까지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증조외할머니도 선생님이 그날 밤 구혼해 온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째서 그 전날 밤, 딸이 시집가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를 묻지 않았던 것일까.
어째서 딸의 첫 반항을, 강한 어조로 비난해 버렸는가.
평상시, 반항이라고는 절대 하지 않는 그 착한 딸의 마음을 어째서 짐작해 줄 수 없었던 것일까.
증조외할머니는 그 일을 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한다고 하셨다.

아마도 외할머니와 무척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은 나에게 이야기를 함으로서, 참회를 하고 싶으셨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애들

5ch 컨텐츠 2009/03/27 00:02

요즘 중학생들은 집 전화보다는 휴대폰을 주로 사용하는 탓일까.

예를 들어-

「여보세요, 야마다입니다」
「아, 네. 여보세요 △△라고 합니다만, 아버님 계십니까?」
「네, 있습니다」
「···」
「···」
「저···. 아버지 좀 바꿔주시겠습니까?」
「아, 네」

「아버지 계십니까?」는, 이 경우「이야기하고 싶으니까, 있다면 전화 좀 바꿔주실 수 있습니까?」의
의미이지만, 요즘 애들에게는 이 의미가 통하지 않는 것 같아.

소비 칼로리

5ch 컨텐츠 2009/03/26 23:58

668
계산상으로「5kg 빠졌다」라는 것은 7,200×5kg=36,000 kcal의 운동 소비량.
그것이「매일 달리기를 2개월 반 가량 지속해서」라면 36,000÷75일=1일 480kcal의 소비.
만약 매일이 아니라 1일 간격으로 하면 소비 칼로리는 반이니까 2개월 반으로 2.5 kg 빠진다는 계산.
따라서 지금의 반 밖에 빠지지 않게 된다. 그나마 계산상으로.

그러나 이「지금까지의 반」이라는 것은「2.5 kg의 반」이 아니다.
「지금까지 한 운동을 지속했을 경우에 향후 떨어질 양의 반」이다.

그리고 두달 반 만에 5kg을 뺏다고 해서 그 10배인 25개월 운동한다고 50kg이 빠지는 것이 아님은 잘 알 것이다.
특히 처음 2개월 반의 변동은, 아직 근육량이나 대사량 등의 체질이 안정되지 않은 시기였을 뿐, 몸이 익숙해진
지금은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무렵과 같은 운동량이라고 해도 처음보다 칼로리를 적게 소비하게 된다.
즉, 익숙해지면 피로도도 줄어들며, 근육에 대한 부하도 줄어들므로 운동량을 늘리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운동량으로는···


669
>>668
너 피곤하구나w

의견합치

5ch 컨텐츠 2009/03/26 23:38

957
아내:우리, 이혼해요. 결혼 이후 당신과는 단 한번도 의견이 맞은 일이 없어요, 이제 한계예요.
남편:그렇지 않아. 예를 들어 만약 네가 산에서 눈보라에 휩싸여 오두막으로 도망쳤다고 치자.
     거기에는 침대가 2개 밖에 없었는데, 한 쪽은 예쁜 여자, 한 쪽은 잘생긴 남자가 있다면
         너는 어느 침대에서 잘건데?
아내: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당연히 여자 옆에서 자야죠!
남편:나도야!
 


958
아내:우리, 이혼해요. 결혼 이후 당신과는 단 한번도 의견이 맞은 일이 없어요, 이제 한계예요.
남편:그렇지 않아. 예를 들어 만약 네가 산에서 눈보라에 휩싸여 오두막으로 도망쳤다고 치자.
     거기에는 침대가 2개 밖에 없었는데, 한 쪽은 예쁜 여자, 한 쪽은 잘생긴 남자가 있다면
         너는 어느 침대에서 잘건데?
아내: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당연히 남자 옆에서 자야죠!
남편:나도야!

276
뚱땡이들은 말이야, 나처럼「아, 내가 오늘 밥을 먹었던가? 아 귀찮다. 잠이나 자자」
뭐 이런 생각해 본 경험 없나?
아니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빼빼 마른건가.



280
>>276
아냐, 뚱땡이들도 너랑 똑같은 생각을 해.
단지, 뚱땡이들은 저 생각을 먹으면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