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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31 어느 골키퍼의 이야기 (42)
어느 유명 축구 선수(골키퍼)의 이야기.

어느 날 그는 자선 이벤트에 초대받았다. 그리고 주최자는「어린 아이들과 가벼운 게임을 해 주었으면
합니다」라고 부탁했다. 그것은 아이들 10명과 PK를 해서, 아이들이 한 골을 넣을 때마다 그 자선 이벤트를
주최한 기업이 1골당 100만엔(이던가?)씩의 돈을 모금상자에 기부하는 게임이었다. 기업 측은 미리 100만엔
짜리 수표를 10장 준비해두었다.

인산인해로 뒤덮인 사람들 속에서 아이들 10명과의 PK시합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는 자선을 위해 초등학생이 찬 볼을 그대로 통과시킬게 분명하다」

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아이가 열심히 찬 공을 진지하게 받아내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아, 일종의 조크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 다음 아이가 찬 공도, 그 다음도, 그 다음도...결국
10명의 슛을 모두 막아버렸다.

어이없어 하는 사람들과 당황하는 주최측. 모두들「아무리 프로선수라지만 좀 분위기를 읽어라!」하는
싸늘한 분위기가 회장 안에 감돌았고, 급기야 그 선수는

「아무리 가벼운 놀이용 게임이더라도, 내가 지키는 골대에 골을 들어가게 할 수는 없다」

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아주 썰렁해지는 회장. 이대로는 자선 금액도 제로.

주최자와 관계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가운데, 그는 자기 부담용 수표장을 꺼내

「하지만 기부는 꼭 해줘」라면서 금액란에 1000만엔을 쓰고 싸인란에 올리버 칸이라고 쓰고 그것을
모금상자 안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