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5ch 컨텐츠 2010/08/12 00:29

예전에 라디오 기획에서 여러 사람에 인터뷰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 중 구급대원이었던가 하는 사람이 말해준 이야기.

한밤 중, 새벽 3시 쯤에 신고가 들어왔다.
아무래도 고속 주행 중 사고가 난 것 같다.
현장에 급히 달려가자, 차에 끼어 하반신이 절단 된 남성이 있었다.

그러나 행복인지 불행인지 절단면이 압박받은 상태라 출혈은 적었고 의식도 있었다.
그 남자는「저는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출혈이 적다고는 해도 하반신 절단. 구출하려고 움직이는 순간 즉사.
경험적으로 미뤄볼 때 5분 정도일거라고 대답하고, 뭔가 바라는 것이 있냐고 묻자
「가족과 이야기하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마침 옆에 있던 그의 휴대폰은 무사했으므로, 그 남자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시간은 심야.
몇 번을 걸어도 전화는 받지 않았다.

「이제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숨을 거두었다.

몇 분 후, 남자의 집에서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구급대원은, 남자가 사고를 당해 즉사했다고 전했다.

만약 남자가 몇 분간 살아 있었고,
전화도 걸어서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유족이 알면,
전화를 못 받은 것을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그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고.

트랙백 주소 :: http://newkoman.mireene.com/tt/trackback/34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Noel 2010/08/12 0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엌... 이건 개그가 아닌데,, 슬프잖아요;
    근데 구급대원이 제대로 행동했네요.
    솔직하게 말했으면 유족들은 그 죄책감에....

  2. 안녕하셔요 2010/08/12 0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군요..
    정답이 없다는게 정답인 글.

  3. 이상 2010/08/12 0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밤에 전화를 했다는거 자체가 남자의 이상을 직감한거 아닌가?
    지어낸 얘기든지, 아니면 가족도 눈치를 챈 것 같다..

    • 2010/08/12 0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OO은 즉사했고, 방금 제가 OO의 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었던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겠죠.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버릴 테고. '사실은 내게 전화를 걸 몇 분 동안은 살아있던 것 아니야?'라고 구태여 생각한다는 것은 오히려 억지스럽네요.

    • elk 2010/08/12 0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구급대원의 휴대전화니 뭐 위심받을일은 없을덧

    • 2010/08/12 0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elk/'마침 옆에 있던 그의 핸드폰은 무사했으므로'

    • 티우 2010/08/12 0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확실히 온님 말씀이 '구급대원은 사고남의 집 전화번호를 몰랐다'는 점에서도 자연스럽네요.

    • RR 2010/08/13 0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티우님//온님 덧글은 본문에 있는 글이예요.ㅎㅎ

    • 2010/08/13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RR//티우님이 말씀하신 온님의 말씀은 원댓글 바로 아래 달린걸 말씀하신거 같은데용

  4. Nowhere 2010/08/12 0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거의 호러급이네요... ㅠㅠ
    가족들이 눈치 챘어도 깊이 묻어두고 싶은 기억이 될 듯 싶습니다.

  5. 타조알 2010/08/12 0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답은 없지만 다수를 위한다면 구급대원은 잘 했다고...
    만날 수 있다면 얘기해 주고 싶네요...
    제가 죽은 남자라면 죽기 전에 그렇게 말해달라고 할 지도...

  6. 행인 2010/08/12 0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헝헝헝ㅠㅠㅠㅠㅠ
    진짜 모르는게 약일지도...

  7. 포인트는! 2010/08/12 0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인트는 이게아니라고.
    우리가 무심결에 안받는 전화도 누군가의 진심어린 중요한 전화일지도 몰라
    전화를 잘받자는거지..최근 내친구들도 바쁜지 다들 며칠째 연락이안되는데
    이글을 보길바란다 친구들아

  8. .... 2010/08/12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슬프네요...ㅠㅠ 이거야 진짜 정답은 없지만... '죽기 직전까지 마지막 힘을 다해서 가족과 이야기하고 싶어했어'라는 걸 아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괜찮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전화를 받지 못한 건 평생의 한이겠지만...

  9. Belle 2010/08/12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하게 딴소리지만, 해외여행 가서 집에 전화를 하니 이상한 번호(국제번호)라고 여행 내도록 안받으신 마마님...

  10. 2010/08/12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왜 이 글을 보면서도 찰리 쉰이 패러디한 무서운영화 장면이 생각나는거지.............ㅠ

  11. 지나가다 2010/08/12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불쌍해라
    얼마나 외롭게 죽어갔을까 ㅜㅜ

  12. Belle 2010/08/12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그래도 전 진실을 말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라고 달면 폭풍까임일까요 ㄷㄷㄷ...

  13. ... 2010/08/12 1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게 사람이 죽는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을 구급대원님이 제일 대단하군요...
    저 같은 사람은 정신줄 못 잡을 것 같아요.

  14. 아까그면접관 2010/08/12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 개그중에 비슷한게 있었는데
    아내가 차에치여서 하반신이 절단되자
    구급대원이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냐고 했더니
    남편이 잘려나간 하반신쪽으로 가서 말을 했던가(기억이 안나네요)

    • ATN 2010/08/13 2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푸학ㅋㅋㅋㅋ 이건;;;;

    • 헨리 2011/01/23 0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그 얘긴 '내 손이 마누라' 같은 개그가 아니라
      상반신+하반신의 1인분(?)으로 보인 사고현장이
      사실 부부 2인의 사고현장이였다.는 섬뜩한 그런 얘기 아니였나요?

  15. 육식팬더 2010/08/12 1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 전화 안받으면 나중에라도 뭐라고 전해드릴 말씀이라도'

  16. 코나기 2010/08/13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올바른 판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뭐 엄청나게 부풀린 거짓말도 아니고, 실제로 이런 상황은 모르는 게 약일 테니 선의의 거짓말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17. 흙탕물 2010/08/14 1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 국토관리청 서울지청장이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전날 저녁 점검하러 나가서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의식이 꺼지기 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남겨두고 먼저 가게될 것 같다. 사랑한다. 아이들을 부탁한다."
    자세히는 기억 안나지만, 대충 이런 얘길 남기고 병원으로 옮기다가 숨을 거두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18. 거 참 2010/08/14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정말 뜨거운 감자같은 문제

  19. 2013년 2013/06/01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성메세지 기능을 이용했으면 확실히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실대로 말하는게 나았을것같네요..
    남자는 마지막 5분을 살아있었는데도 그걸 죽은걸로 해버리는건 뭐랄까....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