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아버지 댁의 집 뒤 공터에서 놀고 있던 나와 동생은 사마귀를 붙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 사마귀는 의외로 꽤 날렵하기도 했고 우리들은 사마귀를 겁내기도 해서 좀처럼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때 나타난 할아버지는 조그마한 나무 막대기에 실을 매달아 사마귀 앞에서 살살 흔들었다.
그러자 사마귀는 곧장 그 나무 막대기에 달려들었다.

그것은 사마귀가 그 나무 막대기를 암컷으로 착각해 달려든 것이다, 라고 놀라는 우리에게 할아버지는
설명해주셨다.

난 그때

「사마귀는 바보야. 어떻게 암컷과 나무 막대기를 구분 못 하고 교미하려고 하는거지? 하하하」

하면서 비웃었다.

수 년 후, 나는 2차원 미소녀 캐릭터를 보며 매일 밤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아무래도 나에게는 사마귀를
비웃을 자격따윈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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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으헝헝 2007/10/19 15: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인형이라도 나올줄 알았다능...(야)
    슬프긴 매한가지지만...

  2. grotesque 2010/01/03 1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슬프다.....

    인간이나 사마귀나 만물은 하릴데 없이, 이성을 밝히는법....

  3. ㅋㅋㅋㅋㅋㅋㅋㅋ 2011/02/18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이 원본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