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3'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6/11/13 어린 시절 갖고 싶었던 물건 (3)
  2. 2006/11/13 미꾸라지 지옥 (16)
  3. 2006/11/13 귀여운 누님 (7)

그런가, 그때로부터 벌써 13년이나 지난 이야기로구나….

그 당시 나는 꼭 가지고 싶은 것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째서 그런 게 갖고 싶었을까 고개를 갸웃해지기는
하지만, 어쨌든 당시의 나는 지구본을 갖고 싶었다. 물론 국명, 지명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는 그것을 정~말
갖고 싶어서, 간식도 참고, 부모님 심부름도 열심히 하며 용돈을 받거나 해가며 매일 매일, 조금씩 돈을 모아나
갔다.

그렇게 돈을 모으기 시작해 1년 정도가 지나서, 간신히 염원하던 지구본을 살 수 있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푸르고 반짝반짝 빛나던 지구본. 친구에게도 자랑했다. 그렇지만···.

산지 이틀 만에 소련이 붕괴해 버려서...

3일을 밤낮으로 울기만 했다.


어릴 적, 엄마가 미꾸라지를 사 온 적이 있었다
요리 책을 보고 미꾸라지 전골요리를 알게 된 엄마는 그것에 도전해 볼 마음이 싹튼 것 같다
문제는 그 요리였다
그 이름하여「미꾸라지 지옥」
모르는 사람을 위해 그 설명문을 첨부합니다


「 미꾸라지의 습성을 이용한 요리로, 냄비 안에 생 미꾸라지와 두부를 넣고 익히면 점점 뜨거워진
   미꾸라지는 차가운 두부 안에 머리부터 돌진한다. 불을 계속 가열하면 두부는 뜨거워져서 익고,
   안에 들어간 미꾸라지도 익어 버린다고 하는 전골요리가「미꾸라지 지옥」이다」

어떻습니까, 이름 그대로 잔혹하지요
엄마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녀는 그것을 각각 10살과 7살 아이를 포함한 4인가족이 즐거운 저녁
메뉴로서 선택했던 것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밥상에 둘러앉아, 그 한가운데 세팅 된 질그릇 냄비와 그 가운데의 흰 두부를 보고
와 찌게다 찌게하며 까불며 떠드는 아이들, 맥주병을 올려놓고 근사한 저녁 반주를 준비 중인 아빠.

천천히 거기에 크레용 2개 길이의 미끈한 멋진 몸을 가진 씩씩한 미꾸라지 20여 마리가 투입되고,
천천히 불을 올린다.

흰 두부를 가운데 두고 사방에 끈적끈적 질척질척하며 날뛰는 검고 긴 생명체 20여마리-
이 단계에서 벌써 충분히 불길했습니다

침묵을 지키는 아이들

「이거···이대로 좋아? 이거 먹는 거야?」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아이들을 바라보며 엄마는 자신 만만한 얼굴로 미소를 띄우며 투명한 냄비
뚜껑을 닫았다.

「조금 날뛰는군―」이라고 말할 뿐

이윽고 물이 끓기 시작하고 미꾸라지들의 날뛰는 정도도 그들이 처한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해집니다. 그들은 지금 발버둥치며 괴로움 속에 익어가는 것이다, 라는 것은 어린 저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벌써 울음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나 「엄마···」
엄마 「조금 더 있어야 돼- 조금 더 두부가 익어야 맛있어 (미소)」

악마입니다

즐거운 저녁식사의 기분은 완전히 사라졌고, 제발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  
냄비 속에서 들려오는「큐!규!! 큐큐큐큐큐!!!」하는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꾸라지의 단말마였습니다(눈물)

도저히 젓가락을 뻗을 수 없었습니다. 이젠 정말 싫습니다,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
그런 타이밍에 엄마가「다 됐다―」하고 냄비의 뚜껑을 열었습니다
냄비 안에 있던 것은, 미친듯이 날뛴 미꾸라지들 때문에 반쯤 뭉개진 두부와 거기에 머리만 쳐박고 절명한
몇 마리인가의 미꾸라지와 그들을 둘러싼 미꾸라지들의 참혹한 시체현장이었습니다
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울음으로 용서를 구했습니다.

나머지 미꾸라지(아직 요리하지 않은 20여 마리)는 간절히 엄마에게 부탁해 애완동물로 삼았습니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 메뉴였습니다

귀여운 누님

5ch 컨텐츠 2006/11/13 19:30


요전날, 여자친구의 언니가 「꺄- 귀여워―♡」라고 하면서
왠 비닐봉투를 뒤쫓아 갔습니다.

하얀 강아지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