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문학교에서 강사를 하던 시절, 토호쿠 지방의 유력 야쿠자 딸을 가르쳤던 적이 있었다.
성격이 급한데다 곧잘 히스테리를 부리는 고집불통 아가씨였던 탓에 같은 반의 동급생들은 아예 다들 아는 척도
안 했고, 다른 강사들은 야쿠자의 딸인만큼 그녀의 제멋대로인 행동을 보고도 못 본 척.
당시에는 나도 젊었고, 고교~대학시절 응원단에서 활동했었기 때문에, 야쿠자 따위 하나도 안 무서워! 하면서
진심으로 그 아이에게 설교를 하거나 고함을 지르면서까지 가르쳤고, 점점 사이가 좋아진 이후에는 몇 시간씩
이나 상담에 응해주고 하면서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주었다.
아무튼 그런 보람이 있어서 그 아이도 서서히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었다. 이윽고 여름방학이 오고 그 아이는
고향으로 귀성했는데…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그 아이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왔다.
「부모님과 함께 도쿄에 올라왔습니다. 식사 어떠세요? 괜찮으시다면 맞이하러 가겠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데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집 앞에 나와 기다렸는데, 내가 사는 낡은 맨션
앞에 벤츠 3대가 나란히, 가운데에는 리무진이···· 뭐 생각과는 달리 그 아이의 아버지는 나름 신사다워 보이는
말쑥한 중년이라 아직은 좋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봤다. 벤츠 리무진. 차 안에 미니 바가 있었다.
그리고 식사대접을 받은 곳은 아카사카에 있는 최고급 중화 요리점의 VIP룸. 그 아버지가 데려 온 보디가드는
합계 8명. 가게 현관에 2명, 뒷문에 1명, VIP룸 출입구에 2명, VIP룸 안에 3명.
마치 MIB같은 무리에 둘러싸여서 먹다보니 맛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 어쨌든 이런 상황에 음식을 남긴
다던가 하는 것도 안된다 싶어서 마구 입 안에 집어넣었다. 제비둥지 요리나, 야구 글러브만한 상어 지느러미
라거나 하는 최고급 요리들. 어쨌든 먹었다.
그리고 보통의 식사가 끝나고 나서는 부모님의 푸념이었다. 두 사람 모두 하염없이 울면서,
「내가 야쿠자라는게, 이 아이에게는 큰 짐을 지운 듯 하여 너무 미안했다」
「사실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엄하게 예의범절을 가르칠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선생님들은 아무도 진심으로 이 아이를 지도해 주지 않았다」
「이 아이를 엄하게 지도해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등 등…
오호, 야쿠자도 역시 부모구나···하고 생각했다. 음식점을 나와선 다시 나를 집에 바래다 주었고, 선물까지 받았다.
토호쿠의 신선한 해산물····이기는 한데, 이걸 어떻게 다 먹지-, 싶을 정도의 양.
큰 스트로폼 4박스에 가득 담긴 천연 근해물 어패류, 30kg에 달하는 최고급 쇠고기···· 친구들과 나눠 먹을까.
그리고, 봉투가 있었다··· 에, 설마····?
에, 사례금이라는 명목 하에 현금으로 무려 100만엔이 들어있었다. 정중하게 편지까지 들어있었다.
「많이 부족한 딸입니다만, 부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 저기 이쯤되면 부담을 넘어 거의 협박 수준입니다···· 술기운이 아직 깨지도 않았지만 곧바로 오토바이에
올라 학생이 살던 맨션에 돈을 돌려주러 갔다. 하지만 당연히 받아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남자가 한 번 꺼낸 것을 다시 받아들일 수 있나!」하면서 오히려 큰 소리까지····
하지만 나도 목소리 큰 걸로는 지지않는다!
「교육자가 이런 것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하는 표정의 보디가드들····
30분에 걸친 입씨름 결과, 겨우 찾아낸 타협점.
「음, 그럼, 이 돈은 우선 부모님이 잘 맡아주세요. 그리고 따님이 무사히 졸업했을 때, 반에서 하는 졸업파티에
기부하는 형식이 어떻습니까」
그 아버지도 결국, 마지 못해하면서도 납득해주셨다···· 하지만 갑자기 명함 케이스에서 금빛의 무엇인가를 꺼냈다.
에? 명함? 게다가 황금색 명함? 게다가 보디가드 군단이「아아…」하고 감탄하는 눈치?
「이것은 제 명함입니다. 만약 선생님께 무슨 일이 생기면 이 명함을 OO조의 OO회 사람에게 건네주세요.
반드시 저 혹은 제 의형제가 선생님의 트러블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이것은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여자아이가 졸업할 때까지의 1년 반 동안, 거의 한달 간격으로 도착하는
산해의 명산물, 동서의 명주, 계절마다 각종 스페셜 선물, 명절이나 연말의 선물은 무슨 가게를 통째로 사서
보내는 건가 싶을 정도의 물건들.
그리고 졸업파티는 약속대로 호화롭게 지원해주셨다. 도쿄 디즈니랜드의 모 고급호텔에서 파티···· 학급의 24인
분 모든 음식비는 물론, 숙박비용과 각종 부대비용마저 전부····
100만엔은 우습게 넘어갔을지도-···· 나 때문인가? 정말 나와 한 약속 때문에??
그리고 지금도 명절과 연말선물은 오고있다···· 이 정도는 너무 많다고 양해를 구해서 조금 선물의 양은 줄여
주셨지만.
지금은 더이상 강사 일은 하고 있지 않다. 아, 이 사건이 원인이 된 건 아니고, 원래 강사를 하기 전부터 하던
본업이 조금 바빠져서.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솔직히 야쿠자와 이 정도로 인연을 이어가는 것도 내심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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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보긴 했는데 이게 또 뜨네요.
일년만에 표정이 완전 썩었어...;;
280> 얌마 그건 에○(이하생략)의 그 대사 아냐 ㄲㄲ
1년만에 아예 늙어버렸네;;
글 중간중간에 아베마저 모에 요소로 바꾸어놓은 자들이 있다...
정말 무섭군.
요즘의 우리하쿄 교장선생님 보는듯하네여 ㅇ>-< 완전 늙어버렸어..
순간 불쌍하다는 생각 -_-
이 들 뻔 했습니다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표정이네요 ;ㅅ;
그보다 진정한 공포는 테레비도쿄....정규방송 취소!!!!
2007년은 지구멸망이 시작된해인가??!!
..진짜입니까......3차세계대전이라도 터지는겐가 ....
http://adoru0083.egloos.com/3769788
지구가 멸망할 조짐인가... 테레비 도쿄 정규방송 중단, 특집방송 개시.
그럴 수가.. ㅇㅁ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머 맙쇼ㅋㅋㅋㅋ.....얼굴이 의욕만치 축축 늘어지는군요.
1년 사이에 시체가 되었군요...(...덜덜덜)
133이 분명히 어떤 대사의 패러디 대산데..
어디에 나왔는지 아는 분없나요?갑자기 궁금해지네요ㅜㅜㅜ
일단은 고스트스위퍼 장호동이가 유령 용이랑 아베크 족들 터는 편 마지막에 나온거긴 한데...그 이전에도 있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
133번.. 옛날에 메카물에서도 나온 대사 아닌가요? ;;
뒷북이지만, 남깁니다;
원전은 드레곤퀘스트로 마왕의 대사죠.
'내가 사라지더라도, 너희 용사새끼들을 족칠 제 2, 제 3의 마왕이 다시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그 제 2, 3의 마왕도 다음 용사 일행들에 의해 버로우...
(정의는 뒷골목에서도 움튼다더니만ㅡ)
마왕 : 엄마 이번 주말에 못갈것 같아